Faktum-village
Faktum-village(사실-마을)
multi-media installation
2008
어릴 적 살던 곳에 가 본 적이 있다. 25년 만에 다시 본 그 동네는 기억과 많이 달랐다. 동네가 변했기 때문도 아니고, 시간이 흐르면서 관찰자의 기억이 변했기 때문도 아니다. 관찰자가 달라진 것이고 관점이 변한 것이다.
어느 쪽이 실제 사직동의 모습일까?
세계 자체는 객관적으로 존재하지만 그것을 해석하는 모든 정보는 주관적이다. 객관적인 세계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도구가 없다면 그 세계는 과연 온전한 실제로서 존재할 수 있는가?
작가가 만들어내는 것들은 실제를 재현하는 허구이면서, 물질성을 지닌 또 다른 실제가 된다. 작가에 의해 만들어진 실제는 다시 한번 관객의 망막을 거쳐 각기 다른 형태의 사본으로 저장된다. 그렇다면 개인의 머리 속에 저장되는 사본은 작가가 재현하고자 하는 원본 대상과 얼마나 큰 유사성을 지니는가?
세상엔 온통 사실만 존재하지만 그 어떤 사실도 사실의 형태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주관적인 것이란 없다. 객관적인 것도 없다. 세상엔 온통 주관만 존재하고, 세상의 모든 것은 객관적이다. 실제란 없다. 그리고 허상도 없다. 세상엔 온통 사실만 존재하고, 세상의 모든 것은 허상이다. 기억은 사실이며 허구이다. 모든 것은 허구이며 사실이다. 사실은 허구이며 허구는 사실이다. 반복적인 명제는 실제-허구 간의 구분을 붕괴시키는 끝없는 순환을 만들어낸다.
나의 작업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실제와 허구를 분리하여 어느 한 쪽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도 아니고, 그들을 모호한 상태의 회색지대에 남겨두는 것도 아닌, 구분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질문이다.








